"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다.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사 43:19)
지하철 생활이 벌써 1달째다. 차가 없어서겠지만, 난 참 현실에 빨리 적응 하는것 같다.
적응을 하지 않는다고 달라 질 건 없겠지만, 이 생활이 또 즐겁다. 지하철 탄지 1주일때 까지는
" 차 다시 산다. 진짜 산다." " 혹씨 지하철 객실에 누가 음식물 쓰레기 버린거 아냐? 무슨 냄새지?" 라며
정말 무한 투덜 모드였다. 근데, 요즘은 책도 읽고 참 좋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다시 예전에 나로 돌아간 습관에 나도 놀라고 있다. 혹씨 나.. 형상기억 합금인가?
어쨌든.. 지하철을 타고 다녀야 한다는 현실에 부딪치자. 난 책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하버드 졸업생..., 결혼전에 가봐야할...,긍정의 힘, 사소한것에 목숨 걸지.... 등등 ..
주문한지 3일만에 책이 왔고, 지금은 마지막 책을 읽고 있다. 참 만족스러운 습관이다.
운전할 때는 잘 하지 않았던 이 사람 저사람 한테 전화를 하고 얘기를 듣는다.
전화 했을 때 상대방이 잘 받아주면, 참 고맙다. 아직도 이 사람하고는 뭔가가 있었구나 라고..강한
유대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럴때마다 난 인맥조직 이탈이 힘든 사람인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걸으면서 귀로는 음악을 듣고, 눈으론 놀이터에 있는 꼬맹이들, 혹씨 자기 꼬맹이 다치지 않을까 벤치에서
빤짝이는 모성애 가득한 눈빛도 보고, 날 툭 치고 지나가면서 미안하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어느처자 눈빛도,
인라인 타며 자세에 유독 신경쓰는 청년들도 보며 걸어 다닌다. 즐겁다. 걷는것. 목적지에 도착하면 그 길로
여정이 끝난다는게 정말 즐겁다.(차가 있으면 목적지 도착후 적당한곳에 주차하기 까지가 여정이다.)
어쩌면 난 운전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루에 100걸음도 안걸으며, 항상 앞차에 엉덩이 램프만 봐왔던 나에게. 새 일이 시작되고 있다.
아침마다 수천명에 사람들 속에서 수백명이 탄 지하철을 타고, 수십명이 내 주변에서 냄새 맡고 맡히며
그러게... 새 일이 시작되고 있다.
하나님은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드시며, 그분이 문을 여시면 아무도 닫을수 없다.
적당한 때에 우리를 적당한 장소로 이끄시며. 이해 할수 없는 방법으로 우리 삶의 방향을 바꾸신다.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다. 분명 내게도 뭔가 다른 일을 주시기 위한 수순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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