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시대에 미래는 지속적으로 배우는 사람들이 상속할 것이다. 배움을 멈춘 사람들은 대개 존재하지도 않는 세계에서 살아갈 채비를 한다." -에릭 호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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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말투 점수는?>


나이라는 걸 먹어 가면, 해야 할 일도 많아지지만, 하지 말아야 하는 일도 많이 생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말을 가려서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내 나이에 맞는 내 위치에 맞는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나이는 10대지만, 어른스럽게 말하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 사고방식도 굳어져 보이기도 하고.

사람을 처음 만날 땐 외모를 보지만, 그다음은 뭐니 뭐니해도 그 사람의 말 습관을 보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수도 있다.


나이를 꽤 먹은 선배를 만났다. 결혼을 한다며 형수를 소개해주는 자리에서,

중학교 선생님인 그 형은 요즘 중, 고등학생들이 쓸만한 이상한 단어들과 듣기 거북한 격 떨어지는

말들을 쓰고 있었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요 몇 년 사이 얼굴을 보지 못한 탓일까...

참 ... 이상스럽게도 그 형의 말하는 방식이 어려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전엔 안 그랬는데.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학교선생님들이 정년 후 가장 많은 사기를 당한다고 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생활 대부분을 아이들과 하다보니,

사고 방식도 아이들과 비슷해진다는 논리에서 나온 우스갯소리겠지만,

그 형을 보고는 참 .... "그 말도 어느 정도 이치에 맞겠다." 싶었다.

집에 오는 길 차 안에서 잠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혹시 나도, 내 나이에 걸 맞는 언어를 쓰고 있는지를 생각해 봤다.

회사에서는 될 수 있으면 거만한 말투를 쓰려고 노력하고, 집에서는 될수 있으면 그런 말투를

안 쓰려고 노력하는 나를 발견했다. 은행전산실 직원인 나는 800개의 영업점과 500명의 본점 직원이
쓰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관리자 이기 때문이다. 자기 합리화이겠지만,

이 직책에서는 공정성과 형평성을 가장 많이 생각해야 한다. 그러려면 고압적인 자세가 많이

필요하다. 여직원들이 많은 은행 인원구조상, 정상적인 루트가 아닌 정에 호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길을 지나가는 세 사람 중 두 사람은 내 스승이라 했던가?

세상엔 참 배울 게 많다. 그 형의 그런 말투를 듣지 않았다면

생각하지도 않았을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하는걸 보면 ... 더 열심히 배워야겠다.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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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7 09:10 2008/04/17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