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시대에 미래는 지속적으로 배우는 사람들이 상속할 것이다. 배움을 멈춘 사람들은 대개 존재하지도 않는 세계에서 살아갈 채비를 한다." -에릭 호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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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2부를 시작하기 전에.

레몬박스니, Yes2424니 하는 곳은 분점을 둘 정도로 큰 업체가 아니다.

기존부터 있었던 각지역의 이사업체를 대행해서 홍보대행을 하는 곳인 것이다.

그래서 분명 '애플박스'에서 이사를 하지만, '청룡익스프레스'니 '은하철도999 익스프레스'니

하는 곳이 오는 것이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선 누가 홍보대행하고, 누가 와서 이삿짐 옴겨주던

이사에는 전혀 상관없다.

하지만, 이 제도의 난점은, 이사시 발생하는 분쟁을 효율적으로 하소연 할 곳이 없다는 데 있다.

이사시 분쟁이 발생하면, 본사인 홍보대행에 연락하면, 직접이사는 '청룡(이사업체)'에서 하니

'거기다 손해배상 요청해라!' 라고 할것이고,

'청룡'의 경우,

'난 [애플박스]랑 계약 해지하면 그만이다. 배째라. 그럼 [애플박스]에서 직접와서 하라고 해라!'

라고 해버린다. 직접 경험한 결과다. 아주 가관이다.

암튼 각설하고, 2부를 시작한다.


열심히 실장이랑 통화하니, 실장이 25만원의 추가비용을 지불 하라며 죄송하다고 한다.

25만원? 25만원? 9만원 때문에 이사업체를 결정한 나에게 25만원이라니?

전화를 확 끊고 싶었지만, 참았다. 대부분 이런 싸움에선 화내는 사람이 지는거다.

냉정 냉정 냉정.

차근 차근 설명을 해줬다. 내가 왜 '레몬박스'를 선택했는지를.

꼴랑 9만원 때문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실장님도 (아주머니 였다)  나름 프로 였겠지만,

나도 , 1000개의 은행 영업점과 500명의 카드심사반 직원을 상대하는 왕 프로다.

전화로 싸우는 일에는 이골이 난 사람이다.

어떻게 해야 상대방이 기분 좋게 이해하는지 아는 사람이란 말이다.

그래서 어떻게 됐느냐? 당근 이겼다. 그냥 해주겠다고 양보를 받아 냈다.

양보가 아니라.. 정확히는 그 실장님의 실수 였을 것이다.

하지만, 실수를 고객에게 떠 넘기는것이 어디 가당키나 한 말이던가?

아무튼 이사는 정상적으로 끝나는 듯 했다.

잠실로 와서 이삿짐을 올리고, 가구를 배열하고, 모든게 순조로웠다.

하지만 다음날. 에어콘 기사의 말에 또 다시 전쟁이 시작 되었다.

내가 지불하기로 했던 계약서에는 에어콘 탈/부착에 10만원이라는 금액이 책정되어 있었다.

단서 조항은 배관비는 별도라는 조항 정도 였다.

에어콘을 설치하러온 직원은 무려 27만원을 요구 했다.

단순 배관비와, 가스충전비를 합해 27만원을 달라고 하는것이다.

그럼 에어콘 탈/부착에 37만원이 든다는 말이다. 이사 때 이미 10만원을 지급했기 때문에...

당근 안한다고 했다. 그리곤 이사 업체에 전화해서 에어콘 탈착비는 안 받을테니 부착 비용을 돌려달라고 했다.

그래서 총 79만원에 이사를 하게됐다.


이사를 하고 나서 많은 것을 느꼈다.

'역시 모르면 당하는구나' 라는 사실과 ,

일단 이사가 시작되면 멈출수 없어서, 대책 세우기가 난감하다는 점이다.


다음 이사 때는 절대 고생하지 않을 노하우를 배운것 같아 기분은 좋다. ^^


이사 할 때 난감해지지 않기 위한 내용을 정리하자면,

1. 일단 모르는 것 같으면 뒤통수를 치려고 한다.
- 견적시 최대한 여러곳의 견적을 받고 견적시, 이사당일 벌어질 추가 요금에 대한 내용을 추가기재 한다.

2. 에어콘등 이사와는 별도로 진행되는 일들은, 번거롭더라도 이사 후 신청하는 것이 싸다.
- 에어콘등 전문적인 물건은 별도의 비용이 들게 마련이다. 이사와 함께하는것은 돈 낭비에 지름길.

3. 분쟁시 견적담당자와 싸우더라도, 직접 이삿짐을 옴기는 사람들에게는 친철을 잃지 말아라.
- 그들은 내 물건을 옴기고 있으며, 그들이 옴긴 물건은 그들이 떠난 다음에 확인된다.

4. 이사 후 이사짐 센터에 항의를 하고, 그 내용을 담당자의 이름과 함께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라.
- 그 담당자에게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 담당자도 배워서 발전해야 한다.

5. 인간적인 기분으로 모든일을 진행하지 말라.
- 이삿날은 나도 그들도 일을 하는 날이다. 절대 그들과 놀아선 안된다. 그들은 내가 고용한 고용인이다.

6. 이삿날 잔금과 이사 대금등 현금화 해야 할돈은 항상 챙겨라.
- 나는 이삿날 와이프와 함께 큰 가방 두개를 항상 들고 다니며 모든것을 그자리에서 해결했다.
   이삿날 동분서주 하는 나를 보면 모두들 불안해 한다.

7. 최대한 많은 인원이 이사에 신경을 써주면 좋다.
- 가족, 형제, 자매, 누구든 좋다. 이삿날 같이 있어주며 이것저것 보아만 준다면
   보는 사람에 비례해서 이사의 리스크는 줄어든다.

8. 그들에게 내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전달 해준다.
- 앞에서도 말했지만, 그들은 오늘만큼은 내가 고용한 고용인다. 난 그만한 서비스를 누릴 자격이있다.
  단, 최대한 그들을 존중하는 어법을 사용하도록 한다. 누군가를 부릴때는 그만한 요령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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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6 13:03 2008/11/2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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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11월 6일 이사를 하기로 하고, 우리부부는 참 많은것을 준비 했다.

처음 자력으로 하는 이사이기에 휴가도 무려 이틀이나 내고, 만반에 준비를 했다.

그러나, 아직 강호는 우리같은 풋내기 신혼부부에게는 만만한 곳이 아니였다.

흠.. 너무 얕본거 같기도 하고..흠흠.

1. 탐색전.

때는 이사가기 1주일 전 토요일.

견적은 여기 저기 내봐서, 싼곳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 두곳에 이삿짐 센터를 불렀다.

YES2424 와 레몬박스.

둘다 전형적인 이삿짐 전문점 냄새가 풍기지 않는 이름에 온라인 가격까지 나름 착해서 견적을 의뢰 했다.

당근 온라인으로 견적을 내볼수 있었고, 대략 가격이 80만원 정도로 형성 되는것 같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홈페이지는 참 깔끔 : 레몬박스>



처음 집에 도착한 곳은 레몬박스.

홈페이지도 깔끔했고, 견적 하러 오신 여자분도 '레몬박스'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와서

나름 전문성이 보였다.

생긋 거리며 견적을 보셨고, 참 꼼꼼하다 싶을 정도로 여기 저기 보시면서 견적을 보셨다.

레몬박스에서 나온 견적은 89만원. 투인원 에어콘과 신혼살림엔 거의없는
 
여러가지 전자제품덕에 약간 견적이 올라 갔다는 부연 설명을 들을수 있었다. (이게 시작일 줄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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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홈페이지는 꽤 깔끔 : Yes2424>



한시간쯤 후에 온 'Yes2424' . 무슨 책파는 곳도 아닌곳이, 패러디 냄새가 진동해서 약간 의아 했는데,

견적왔다며 들어온 아저씨는 입에선 담배 냄새가, 발에선 진짜 엄청난 냄새가 났다.

이리저리 나름 꼼꼼히 보며 견적한 금액이, 119만원. 견적서에는 그랜드 피아노만 5만원이었는데,

그냥 피아노인 우리 피아노도 5만원을 넣고, 35층이라는 우리집의 높이에 인원도 한명 더 있어야 한다며

119만원을 불렀다. (당최 높이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들고 올라가나? 허허;;)

암튼 이런 직원은 따끔히 혼내야 겠다는 생각에, 레몬박스 견적서를 보여 주며 솔직히 딜을 하기 시작했다.

나 : '이거 방금 만들어진 견적선데, 가격차이가 30만원이다. 너무 하지 않냐?'
발냄새 아자씨 : '아 그건 그 사람들 방식이고, 이건 우리 방식이다.'
나 : ' 아~ 그러냐? 오케이 알았다. 난 안하면 그만이다.'
발냄새 아자씨 : ' 어느정도 네고 해줄테니 연락 기다려 봐라'
나 : ' 그래 좋은 연락 주길 바란다.'

그리하여 그날 오후 3시쯤 한통에 전화를 받게 된다. 96만원까지 가능 하다는 발냄새 아자씨의 말..

그래도 8만원이 싼 레몬에서 하기로 했다며 전화를 끊었다.

2. 전면전.

이사 전 날. 침대를 버려야 했기에, 동사무소에 들렀다.

매달 셋째주 목요일은 모든 동사무소가 9시까지 야근을

하는 날이다. 우리같은 맛벌이 부부를 위한 당연한 조치 되겠다.
(내 세금 먹었으니 하루쯤은 야근 하삼! ㅋ)

열심히 운전해서 찾아간 동사무소.

뜨아~  이번 목요일은 넷째주 목요일이였다는 사실. 허거덩.

하/지/만 사람이 하는일에 안되는게 어딧나? 동사무소 직원들 한달에 한번만 야근하지 않더라 이말이다.

야근하는 직원들 잡아서, 대형쓰레기 딱지 한장 사고, 살포시 미소 날려주며,

'인터넷에 칭찬글 써줘야 겠다!'라고 큰소리로, 동사무소 직원들을 기분이나마 좋게 해주며,

동사무소를 나섰다. 칭찬글? 올려줬다. ㅋㅋ

돌아오는 길에 이삿짐 아저씨들 드릴 음료수 6병과, 담배 다섯갑을 사들고, 내일 이사를 대비해서

일찍... 못잤다.... 집에 있어야할 각방의 열쇠들이 없어져서.... 새벽 2시까지 찾았다.. 없다.. 우쒸...

이사당일. 아침 8시에 오겠다던 레몬박스.

7시 50분쯤 부터 와서 주차장에 차들을 치운다. '오호.. 멋진데'

하지만, 집에 들어와서 아저씨들과 인사하며 웃기도 잠시...

'사장님 여기 한번 와주세요'

뭐지? 난 사장 아닌데.. 대린데... 하며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게 시작이였다.

'이 장은 한샘에서 만든 장으로, 모두 분리해야하는 분리장입니다.
한샘직원을 직접 불러야 하며, 가격은 25만원입니다. 저희는 해체조차 못해요'

헉... 이게 무슨 말인가. 지펠 꽈뜨로 냉장고 도 군말 없던 그들이, 안방 장을 못옴기겠다니?

그것도 당일날. 아침에....  장난하나? ㅡ_ㅡ;;;;

'당신들 이거 수법 아닙니까? 당일날 어떻게 하지 못할꺼 알고 일부러 그러는거 아니에요?'

담당 실장과의 통화에서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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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4 21:30 2008/11/24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