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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에서 매주 발행하는 The Economist 라는 경제잡지를 정기구독 하는 터에,
이런 저런 콘서트를 접할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이번 콘서트는 [성시경&asone] 콘서트였다.
우리커플은 성시경의 네임벨류에 맞게 단독콘서트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게스트인 줄 알았던 asone이 자신의 콘서트라 계속해서 말하는 통에,
콘서트장을 잘못 찾은 줄 알았다.
사실 그도 그럴것이, 입장부터 잘못되서, 지갑을 차에 놓고 내리는 바람에 (스탠딩석이라 지갑은 위험할꺼라
생각했다) 주머니엔 차키 + 돈 350원이 전부였다.
표도 못 받을 처지였지만, 그갓 돈 천원 때문에 주차장까지 가는 바보는 아닌 난, 그냥 미안하다며 들어갔다.
이 잘못된 단추가 우리를 asone 콘서트 장으로 들어오게 한 것은 아닌가 라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래서 이 콘서트가 성시경과 asone 콘서트라는걸 더더욱 몰랐다.
각설하고, asone과 성시경 둘다 노래를 잘했다. 가수라는 사실이 느껴졌다.
asone에 서툰 한국 억양이 거슬렸고, 성시경에 돈 되지 않는 관객 발언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중앙일보, 정확히는 중앙시네마가 주최한 콘서트였고, 콘서트에 주최가 어찌 되었건,
관객은 성시경이라는 가수를 보고 온것이지, 주최측과 성시경의 계약관계를 확인하는 자리는 아니였던 것이다.
역시 가수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탓에 돈 얘기를 할 수 있는건 인정 하지만,
그리 빈곤하지 않아 보이는 (적어도 내눈에는) 그가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아주 많이 거슬렸다.
사실 관객들은 그런 대우를 바라려고 갔던 것은 아니였다.
내 입장에서는 [공자로 오신분들이고, 자신의 펜이 아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할수는 없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프로였다. 노래도 말처럼 그렇진 않았다.
노래는 감미로웠으며, 감기에 걸렸다며 손사래 치던 목소리는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면 도대체 어떤 목소리가 나온단 말이냐 ?"라는
생각이 절로 들정도로 더 없이 좋았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들어본 앨범에서의 목소리 보다도 좋았다.
분위기 였나?
공짜 펜에 대한 무대매너가 약간 아쉬웠던 그 친구는 , 가수로서는 최고 였다고 생각한다.
가수에게선 노래이외에 다른 무엇을 바라지 말라했던 그 친구가 말했던 것 처럼 말이다.
(사실 난 카메라도 되고, 전화기도 되고, mp3도 되는 기계는 싫다. 딱 한가지만 제대로 되는 기계가 좋다.
가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노래만 잘하면 됐지, 인격이나 사상까지 맘에 드는 사람을 찾기는 힘드니깐.)
간만에 콘서트에 잔득 고무되어 있던 나에게, 실망과 프로의식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 콘서트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