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시대에 미래는 지속적으로 배우는 사람들이 상속할 것이다. 배움을 멈춘 사람들은 대개 존재하지도 않는 세계에서 살아갈 채비를 한다." -에릭 호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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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이라 들뜬 맘에 여러가지 일을 하다가
"잘부탁 드립니다" 라는 말에 화들짝 놀랐따.

난 그때 자동차 파킹 스티커를 만들고 있었따 -잠시 주차중 전화번호 XXX-XXX-YYZZ 뭐 이런거- 한손에 커터 칼을 들고, 한손엔 자를 들고,
신입사원들과 첫 대면을 했다. 허흑 ㅠ.ㅠ

모두 검정색으로 맞춘듯, 9명의 남여신입사원은 소위 말하는 깍두기 같았다.

박사도 있고, 석사도 있다던데, 저 녀석들-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도 8명이나 되지만..-이 저 옷을 얼마나 더 입고 다닐지 같이 일하는 직원과 내기까지 했다.

은행 -0-;



IT업종의 장점이자 단점은 복장 자율.
장점일 때는 돈 많을 때.
자금의 여유가 되면 옷 정말 많이 산다.-특히 고가 브랜드 위주로-
사람이 깔끔해 보이며,그 때문인지 자신감이 넘처서 약속이 한주내내
Full이다. 흐트러진 자세로 일 하지 않으며, 여자친구 이외에 다른 여자가
쉽게 접근한다.-여자의 경우 남자친구이외의 남자 쯤이 되겠따- 고로! 좋다.

단점일 때는 이런경우다.
지름신이 다녀가신 크리스마스등 TJIA(Thank Jirumsin I'm All-in) Day이후!에는 사람들이 " 너 또 교복이냐?" 라고 까지 물어본다.(ㅡ_ㅡ)ㆀ
05-06시즌 겨울엔 외투 하나 사지 않았다..나 조차 내 철가면에 놀래고 있다.하지만 3주도 안남은 3월-물론 작년 3월 20일엔 기록적인 눈이 왔었따-0-;;;-을 생각하면 이 시점에 털옷을 사기엔 아주 마이 아깝따.조만간 다시 차도 살꺼고-또 다시 투스카니가 될듯 하다- 이젠 봄옷을 꺼내 입어도 되고, 사실 작년 봄옷을 너무 많이 사서, 올 봄이 기다려 지기도 한다 *-_-* -패션쇼를 해보까? 쿨럭;;-암튼 돈없는 복장 자율은 빗좋은 개살구다.

복장 얘기가 나온김에, IT직장에 사내 모습을 묘사하면-별로 안궁금할수도 있다 하지만,난 하고 만다..- 거의 대부분 슬리퍼를 신고 다닌다.
책상아래는 기본적으로 빈 A4 박스가 하나씩 있다. 의자에 반쯤 기대서,
슬리퍼도 벗은채 A4박스위에 발을 올려놓고, 한손은 키보드에 올려놓고,
한손은 전화를 받으며, 모니터에 비춰진 코딩된 내용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입으로는 "절대 그럴리가 없는데? 뭐 잘못하신거 아니에요?"를 외친다.

커피를 달고 살며-난 녹차,코코아를 달고 산다-, 오후 6시 30분이 되면
야근식권을 집어들고, 식당으로 간다. 오후 9시가 지나면 한산해 지고, 12시가 되어도 사무실 불은 꺼질 줄 모른다.-가끔 일이 없어서 일찍 가자고 하면 일찍가도 할께 없다며 에러가 나지는 않았지만 눈에 거슬렸던 소스들을 수정하며 소일(?)하기도 한다. -

대부분의 IT직종 종사자는 얼리어댑터 기질이 강하며, 대다수 남자들 처럼
자동차와 오락기기에 열광한다. 신기한건, 처음엔 절대 안 그럴꺼 같던
신입 여직원도 점점 바뀐다는 점이다. 오락기기를 좋아하고,
야근을 즐기며, 점점 옷에 신경을 안쓰기 시작한다. 처음엔 여자 지만,
시간이 지나가면 동료가 된다.

IT쪽의 점심식사는 황제식사가 많다.
저녁 야근이 당연시 되는 풍속 때문일까?
대부분의 약속은 점심때 한다. 점심때 고기를 먹기도 하고,
점심때가 하루중 젤 푸짐하게 먹는 때이기도 하다.
차를 타고 나가 강가에 비싼 정식집을 다녀오기도 하고,
unit 대다수가 낮은 연령층인 우리unit 같은 경우엔 티쟈이,말쉐,앗백,피쟈헷등 패밀리 레스토랑도 자주 이용한다.당근 계산은 1/N ! 현금보다는
일행 중 한명이 카드로 결제한 후-보너스카드나, 이통사 카드로 할인을 받는다- 돌아와서 메일을 쏜다. 인터넷 뱅킹이 꽁짜인 울은행으로 돈을
입금한다. 가끔 현금이 없는 사람이 카드로 음식 값을 계산하고 현금을 걷어가는 카드깡도 있다.

아침출근시간은 9시 10분!
핸드폰시계로 9시 10분 전에 출입문에
출입증이 닿지 않으면 5천원. 9시 15분이 지났는데도 안오면 만원!
이렇게 일일제한폭 5만원까지 올라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지각벌금은 누진세로, 다음날 최초5분지각금액이 5천원이
아닌 만원이 된다. 요 돈은 오후 3~5시 사이 간식으로 채워진다.
지각자가 없는 날엔 Street수산철판구의 -붕어빵되겠따;;;- 정도 먹고,
두명 이상인 날에는 은근 기대까지 한다 -0-;

휴가를 가기 전에는 업무의 인수인계가 필수이며,
휴가 전 주의 프로그램 등록은 금기시할 사항이다.
뭐 휴가중 회사에 나올 생각이라면 적용해도 무방하다.
한번은 이런 경우도 있었다.결혼식 하고있던 신랑에게 전화를 해서
전날 펌뱅킹 마감이 안 맞는다며 전화 한적도 있었다. 결과는?
두시간후 가슴에 꽃은 단 남자가 내 옆자리에서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었다.
-다행히 신혼여행은 정상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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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쓰는 필자는 현재 5년차 은행IT 프로그래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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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1 00:51 2006/02/11 0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