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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스로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그 의지가 아주 깊지 못하기에,
새로운 사람이나 내가 생각하는 성공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그렇게 변해가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내 가치관이 흔들릴때가 많다.
그렇게 변해가는게 내 목표가 아닐진데.. 내 목표는 정해진 것일텐데.
성공한듯 보이는 선배를 만났다. 잘나가는 회계사.
아주 비싸보이는 코트와 나중에 보게 되었던 멋진 차.
내가 사는 지금의 모습이 정말 성공한 모습인지 모르겠다던, 약간은 거만한 말투.
그땐 그 거만한 말투조차 꽤 멋있어 보였다. 왜 그랬을까..
금융회사 한 구석에서 프로그램이 짜고 있는 내 모습. 어떻게 하면
전화 한통 덜 받아 볼까 생존 코딩을 하는 내 모습. 후훗...
사람이 약해지면 옛날 얘기를 자주 한다던데..
가치관이 흔들리면 내 자신이 흔들리는 것이라 했다.
믿어 보자. 아직 조금 더 남았다. 생각하며 자리를 일어섰다.
부득 부득 계산을 내가 하고, 내 마지막 자존심 이였을지 모른다.
근처에 약속이 또 있노라며, 태워준다는 차를 멀리하고, 유난히 차가운 바람을
맞고 한참을 걸었다. 한남역에 다 와서야 내가 30분 가까이 걸은 걸 알았다.
젠장.. 처량하게 오뎅하나 사먹을 현금이 없다. 통장에 돈이라도 없었다면, 눈물까지 핑 돌뻔했다.
정말 더딘 국철을 기다리면서 한참을 더 생각했다. 도대체 내가 하고 싶은게 뭘까?
그냥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 뭔가를 하는게 내 꿈인가? 아니면 그냥 속된 금전욕을 채우는게 그것일까?
내일이 지나면 다시 까맣게 잊어 먹을지도 모른다.
또 몇년이 지난후에 나이가 들어서 이젠 꿈을 이룰 나이가 아닌 현실에 타협해야 하는 나이라며
그냥 또 그렇게 살아갈 핑계를 찾을 지도 모른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산다며 웃으면 그냥 되는건가?
오늘 같아선 끊었던 담배가 참 간절했다. 지하철은 왜 또 그렇게 빨리 가는지...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