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시대에 미래는 지속적으로 배우는 사람들이 상속할 것이다. 배움을 멈춘 사람들은 대개 존재하지도 않는 세계에서 살아갈 채비를 한다." -에릭 호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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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오래된 그림이 한 장 있다.

누가 어떤 이유로 내게 보내 줬는지, 하도 오래 된 일이라 잊어 버렸다.

자본도 없이 망한 식품점 하나를 인수해서 온 식구들이 이리저리 뛰어 다니던 이민생활 초기였다.

당시에 누군가 팩스로 그림 한 장을 보내 줬는데 연필로 스슥스슥 그린 그림이다.
휴스톤에 사는 어떤 미국 친구가 그렸다는 소문도 있고 자기 아는 누가 그렸다하는 이야기도 들은 듯한데 보내준 이가 누군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하여튼 그날 이후,
황새에게 머리부터 잡혀먹히게 된 개구리가 황새의 목을 조르고 있는 이 한 컷짜리 유머러스한 그림은 내 책상 앞에 항상 자리 잡고 있다.

그림을 설명하면
잡풀이 깔린 호숫가에서 황새 한 마리가 개구리를 막 잡아내어 입에 덥석 물어넣은 모습이다.
개구리 머리부터 목에 넣고 맛있게 삼키려는 순간, 부리에 걸쳐 있던 개구리가 앞발을 밖으로 뻗어
황새의 목을 조르기 시작 했다. 느닷없는 공격에 당황하며 목이 졸리게 된 황새는 목이 막혀 숨을 쉴 수도 없고 개구리를 삼킬 수도 없게 되었다.

나는 지치고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이 제목도 없는 그림을 들여다보곤 했다.

이 그림은 내가 사업적인 곤경에 빠졌을 때 그 어떤 누구보다도 실질적인 격려를 주었고
희망을 잃지 않도록 일깨어 주었다. 무슨 일이든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회를 살피면 헤쳐나 갈수 있다는 용기를 개구리를 보며 얻을 수 있었다.

가족이 운영하던 비즈니스가 차츰차츰 성장을 하면서
가족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돈을 벌던 것을 벗어나 보려했다.
그래서 새 사업을 시작 했다가
몇 년 동안의 수고를 다 잃어버리고 난 아침에도,
나는 이 그림을 드려다 보고 있었다.

재산 보다 많은 빚을 가지고 이국나라에서
실패를 딛고 다시 성공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절망감이 온 몸을 싸고돌았고 나의 실수가 내 부모들의 노후와
자녀들의 장래를 모질게 하게 된다는 생각으로
죄책감과 슬픔이 머리채를 휘어잡게 하곤 했던 시절이었다.

어느 수요일 날,
아침저녁으로 지나가는 길에 있던
휴스톤에서 유명한 소매 유통업체가 경영자들의
이권 다툼 끝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매장 하나당 시세가 4백만 불이나 된다는 그 회사는
내 형편으로 욕심을 부리기에는 터무니없었다.
더군다나 동양인에게는 절대 안 넘기겠다는
이상스런 소문도 들렸다.

주머니를 뒤져보니 68불(68만 불이 아니다) 정도가 있었다.
당장 그 회사 사장을 찾아내 약속을 하고
그 업체의 거래 은행을 찾아가 은행 부행장을
만나 도와 달라 부탁을 했다.
그리고 그날부터 매일 아침마다
그 회사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그 회사를 바라보며
“저건 내꺼다. 저건 내꺼다” 라고 100번씩 외치고 지나갔다.

그로부터 8개월을 쫓아다닌 후,
나는 네 개의 열쇠를 받았다.
나의 죽어가는 회사 살리는 재주를 믿어준 은행과
내 억지에 지쳐버린 사장은 100% 융자로
40년 된 비즈니스를 나에게 넘긴 것이다.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이익의 25%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통해 동요하는 직원들과 함께
비즈니스를 키워나갔다.
매출은 1년 만에 세배가 오르고
이듬해는 추가 매장도 열었다.

만약 그때 내가 절망만 하고 있었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가 그 개구리처럼 황새의 목을 움켜지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수많은
절망적인 상태에 놓이게 된다.
결코 다가서지 못할 것 같은 부부간의 이질감,
평생을 이렇게 돈에 치어 살아가야 하는 비천함,
실패와 악재만 거듭하는 사업,
원칙과 상식이 보이지 않은 사회정치적 모멸감,
이런 모든 절망 앞에서도
개구리의 몸짓을 생각하길 바란다.

요즘 시대의 우리 인생은 불과 다음해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나는 과연 내년에도 이 일을 하고 있을까
나는 과연 내년에도 이곳에 살고 있을까
나는 과연 내년에도 건강하게 살고 있을까
격랑의 바다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 모두에게
개구리의 용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이 그림에 제목을
“ 절대 포기하지 마라 ” 라고 붙였다.
황새라는 운명을 대항하기에는 개구리라는
나 자신이 너무나 나약하고 무력해 보일 때가 있다.
그래도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

당신의 신념이 옳다고 말한다면
절대로 포기하지 마시라.
운명이란 투박한 손이
당신의 목덜미를 휘감아 치더라도
절대로 포기 하지 마시라.

오늘부터 마음속에 개구리 한 마리 키우시기 바란다.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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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02 09:33 2006/10/0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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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새든 자신의 날개로만 난다면 높이 날지 못할 것이다.
-월리엄 브레이크

세상의 모든일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 모든 일들이 뜻대로 된다면 세상은 참 재미없는 곳이 되어 버릴 것이다.

난 프로그래머다. 뭐 대단한 프로그램을 짜는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업무의 긴장감이란 말로 하기 힘들다.
'내 잘못된 프로그램 하나로 우리나라 은행 중 세손가락 안에 드는 은행의 한기능이
마비될 수도 있다.' 라는 생각이 들게 되면 프로그램 한줄 짜기가 힘들다.
이른바 겁장이가 되어 버려서, 무너져 버릴지도 모르는 하늘 때문에 걷지도 못하는
바보가 될수도 있다는 말이다.날 믿고, 내가 가진 운을 믿을 때가 이런 때다.
가끔은 내가 생각지도 못한 Case를 만나기도 하고, 황당한 Expetion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 내가 날아갈 항로에 상승기류가 되어줄것을 믿고,
그 기류에 끝에 내가 생각하는 미래가 있음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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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7 20:38 2006/06/27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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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동안 포스팅을 안하면서, 습관이란게 참 우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 몇일은 내가 포스팅 안한것에 근질 근질 거린적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 모든것들이 적응(!) 되더군요.

포스팅이란 남들에게 정보를 주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생각을 짜임새 있게 재구성 하는
일이라고도 생각했던 저이기에, 포스팅의 쉼은, 생각을 짜임새있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
될수도 있었습니다.

여유로움이란 호수가 보이는 한적한 테라스에서 덥지도, 춥지도 않은 알맞은 바람을 맞으며
흔들의자를 흔들거리는 일이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꽉막힌 아침길 올림픽 대로 한가운데서도
그 여유로움을 즐길수 있고, 전화가 폭주하는 상황에서도 그 여유로움을 즐길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침부터 당최 무슨얘긴지..
암튼 전 지금 제 생활에 아주 만족하고자 노력하는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여유롭게, 느리게, 편하게 살기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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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7 09:00 2006/06/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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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하주차장에서 나오면서,
조금씩 비가 뿌리는걸 느꼈다.

밤이 가고 아침이오고, 다시 출근길에 마주친 녀석들..
창가로 떨어지는 녀석들이 뭉쳐서 떨어지길 몇번...

욘석들, 너희들도 뭉치는 걸 좋아 하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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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1 09:37 2006/06/2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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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거리를...조조로 봤는데요.
극악, 잔인한 조폭영화임에도 여성팬들이 꽤 많더군요.
짝패 상영관에서의 여성팬들이 남자친구와의 어쩔수 없는 소극적인 관람이였다면,
비열한거리 상영관에서는 여성팬의 적극적인 관람이 더 눈에 띄더군요.
먼저 비열한거리를 보고온 동생의 표현을 빌자면,

"나무랄수 없이 재미 있지만, 조인성이 너무 멋있다는... 단점이 있는 영화"라고
하더군요.

조조로 보면서 이통사 할인받고(2,000원), 후불 할인(2,000원), CGV등 극장적립되면
포인트 쌓고 꽁짜로 영화를 보는 재미를 얻을수 있습니다. 조조는 꼴랑 4천원이종~ ㅎㅎ

※사진은 piper님 Blog에서 퍼옴~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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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0 20:36 2006/06/2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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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현재의 삶을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오늘 창문 밖에 핀 장미는 즐기지 않고,
수평선 너머의 매혹적인 장미정원을 꿈꾸고 있다.
-데일 카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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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0 08:47 2006/06/20 08:47